D+87 집세 그리고 봄 산책
2017. 3. 23. 집세 내는 날, 그리고 산책바쁜 일상이 지나고 또 다시 쉬는 날. 출근하는 6일이 어떻게 지나가는건지, 눈 깜짝할 새에 바로 쉬는 날이다. 일본에 오기 전 생각했던, 마냥 일본을 즐기고, 새로운 기분을 느낄 것만 같던 일본 생활의 환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말도 완벽히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일 하면서 조금이나마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참 다행.특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오늘이 마침 집세 내는 날이다. 돈 벌지 못했으면 지낼 집 조차 없었던 것 아닌가...! 부자가 아닌 이상 이게 바로 현실이겠지. 흑흑따로 집세를 송금할 수 있는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금으로 집세를 준비해서 집세 내러 주인댁으로 아침부터 출발했다. 마침 딱 여기, 도쿄는 날씨가 따뜻해..
D+80 평온한 하루하루
2017. 3. 16. 평온한 나날이다. 적응하기 어려웠던 아르바이트도 이젠 눈치껏 해야 할 일이 바로바로 보일 정도로 잘 적응했고, 아팠던 몸도 잘 먹고, 최대한 쉬고, 한국에서 가져온 약도 먹으면서 많이 회복됐고, 쉬는 날에는 음악을 들으면서 미뤄뒀던 책을 읽고, 평소에 먹고 싶었던 한국음식을 해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불안정하던 몸과 마음이 이제야 다시금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조금 외롭고 쓸쓸한 것은 변함없지만 :)별다른 일 없이 차분하게, 조용하게 지나간 일주일이었다. 비가 오는 탓에, 하늘도 우중충하고 공기도, 색감도 축축하던 출근 길, 신주쿠.축축하지만 촉촉한 기분이 드는 고요한 느낌. 퇴근 시간. 가부키초 입구.한국으로의 단체 관광이 중지된 탓일까, 요즘따라 중국인 단체 관광으로..
D+33 한국은 설, 나는 휴일
2017. 1. 28. 오늘은 설날이다. 그리고 나도 휴일이다. 마침 한국 설날 당일에 나도 휴일이어서 아침부터 나름 분주했다. 가족들과 연락하고, 친척들과 연락하고 인터넷으로 설 풍경 간접적으로 보고, 컴퓨터로 설 특집 프로그램도 보고ㅋㅋ한국에 있을 때는 마냥 명절이 싫었는데, 일본에 와 있으니 괜히 그리워 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설에는 역시 친척들도 보고 떡국도 먹는건데, 여기 일본에서는 그럴 수 없으니까. 가족들과 전화통화 하면서 설의 아쉬움을 달랬다. 떡국까지 끓여먹을까 하다가, 신오쿠보까지 떡국 떡 사러 가기는 귀찮아서 말았다. 그 대신, 날이 너무 좋아서 동네 근처를 뱅뱅뱅 돌며 산책했다. 역시나 나는 골목길 덕후 캬캬캬 걷는 것만도 이렇게 좋을수가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휴일 맞이 집안일 ..
D+32 처음으로 일본에서 수제버거
2017. 1. 27. 오늘 따라 집에 늦게 들어가고 싶었다.주 6일의 알바가 끝나고 내일이 알바 휴일이다. 정신없던 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집에 바로 들어가기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근처 어딘가라도 놀러 갈까 싶어 인터넷 검색을 했지만, 가보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들은 지금 상황에서는 조금 비싸거나, 일 하고 와서 피곤해서 하기 어려운 것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별거 아니지만 저녁을 밖에서 사먹기로 했다. 뭘 먹지 하면서 걷다가 문득, 버거가 먹고 싶어졌다. 평소에 선호하는 음식이 아니어서 스스로 왜 생각났는지 의아했다.패스트푸드점을 갈까 하다가, 한국에도 많은데 꼭 일본까지 와서 먹어야 할까 하는 마음에 수제버거 가게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수제버거를 먹어본 적이 단..
D+31 일본 생활 가득 채워 한 달
2017. 1. 26. 벌써 한 달.시간이 느린 것 같으면서도 참 빠르다. 일본 워홀을 시작한지 벌써 가득 채워 한 달이 되었다. 열심히 알바를 하고 밖을 나와 멍 하게 거리를 돌아보니 문득, 아. 벌써 31일째구나.기념으로 뭘 할까, 하다가 방에서 혼술 하기로.집 근처의 LAWSON 편의점을 갔다. LAWSON STORE 100 일본 가면 편의점이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편리하다고 들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더욱 편리했다. 이 편의점은 또 다른 편의점과 다르게 24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편의점 물품은 당연히 있고다이소 같은 100엔 생활용품들과마트에나 있을 신선식품도 판다. 한참 구경하다가 고른 안주. 블루베리 좋아하는데 냉동 블루베리가 세금 미포함 100엔. 안주로 집에있는 요거..
D+30 알바 끝나고 장 보기
2017. 1. 25. 알바 끝나고 장 보기알바 끝나고 집으로 가기 전, 근처 마트로 향했다. ... 집에 쌀이 떨어졌다. 쌀이 없어서 밥을 못 해먹고 있다.평소 가던 마트가 아닌, 다른 마트로 갔다. 원래 갔던 마트는 쌀도 비싸고, 마음에 드는 쌀의 용량도 작아서 오늘은 다른 마트로 가 봤다. 마트 도착! ライフ 라는 곳이다. 밖에서 나가서 사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한국에서는 늘 집에서 해 먹었는데 일본에 오고 나서는 많이 사 먹었다. 아무래도 한국과는 파는 상품의 종류나 가격 등이 다르다 보니 물건을 고르고, 사는데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과일이나, 채소 들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다. 아마도 지금 내 몸은 영양 불균형 상태.원래 다니던 곳은 오늘 온 ライフ보다 훨씬 크고..
D+29 바쁘고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2017. 1. 24. 오늘의 퇴근길은 기분이 좋았다. 기분이 좋아서 두서없이 손 가는대로 적은 포스팅.어제 점장님께 시간 조정을 부탁드리고, 첫 출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고정 첫 날. 밤 늦게 와서 씻고 저녁 먹다보니 늦게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일 하러 나가려니 많이 힘들었다.오전 11시면, 런치 타임이라 손님도 많고, 재료 준비할 것도 많아서 정신 없지만 역시 낮이 좋은 것 같다. 단 한 차례의 실수도 없이 무사히 점심 손님을 다 맞았다. 물론 일본어랑 메뉴를 버벅이기는 했다. 하지만 실수 없는게 좋다! 오후 3시 조금 넘은 시간, 5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매장으로 들어왔다.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렸지만, 주방에 있었기 때문에 별 신경쓰지 못했다. 정신없이 주방 설거지를 마치고 밖을 바라보..
D+28 알바 시간 조정
2017. 1. 23. 점장님에게 시간 바꿔달라고 말했다. 알바 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바꿔달라고 했다. "다이죠오부 데스까?" - "다이죠오부쟈 나이요!" 원래 나는 아침형 인간이다. 밤 절대 못 새고, 밤을 새면 그 다음날 나도 모르게 헛소리 한다. 새벽 넘어가면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잠들어 버린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단순 알바를 할때는 무조건 아침 혹은 낮이었는데,이번에 알바를 구하면서, 점장이 되는대로 시프트를 넣어주겠다면서 첫 이틀은 15시부터 0시까지, 그 후 3일은 11시부터 18시까지, 그리고 내일까지는 17시부터 0시까지. 0시까지 알바 하는게 뭐 그리 어렵나, 뭐 그 시간에도 잠자리 들지 않고 논다면 놀 수 있지 않나, 한다면 솔직히 할 말은 없다ㅋㅋ 그런데 노는 것과 일을 하..
D+27 오늘도 알바
2017. 1. 22. 오늘도 어김없이 알바 오늘따라 일에 집중이 안됐다. 계속 시계 보게 되고, 안하던 실수도 하고, 말도 못 알아듣고.가장 나이 많으신 분 께서 불쾌한 표정을 숨기지 않으셨다.'항상 열심히 하고 싶은데 오늘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네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목 끝까지 차오르는 그 마음과 달리 아직 미숙한 일본어 실력과 왠지 모르게 위축되는 내 모습을 스스로 느끼면서 삼켜냈다....그리고 일이 다 끝난 후, 다른 분께서 말을 걸어 주셨다."오늘 많이 힘들지?" - "네. 좀 지칩니다.""한국도 알바 시작하면 많이 그만 두고 그러나?" - "뭐 그만 두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지요." "우리는 너무 애들이 금방 그만 둬 버려. 급료가 높지 않아서 일까?" - "아무래도 급료가 높은 ..
D+26 알바 쉬는 날 休み
2017. 1. 21. 아르바이트 쉬는 날어제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늦게까지 잤다... 였으면 싶었지만 평소대로 눈이 뜨였다. 더 자고싶어서 몸부림 치다가 결국 여느 때와 같이 잠자리에서 일어났다.밀린 빨래도 하고, 냉장고 정리도 하고, 가계부 정리도 하고, 근처 마트 가서 장도 봐 오고. 알바하느라 신경 쓰지 못했던 일들을 몰아서 했다.저번에 쉴 때는 일에 대해서 조금도 적응하지 못하던 상태에서 일 하느라 쉬는 것도 이상하게 일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그나마 제대로 된 휴일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늦잠 자려고 해도 늦잠 못자고, 집에서 못하던 일 들을 하고 보니 일을 가게에 나가서 하지 않는 것 뿐 결국 일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속으로 아이고, 를 여러번 외쳤다.벌써 일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