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2 벚꽃 구경 はなみ(花見)

2017. 4. 7.
일본에서 보는 벚꽃

연말에 일본에 오게 된 덕에 
일본에서 봄을 보내게 됐다. 

일본에서 '봄' 하면 떠오르는 벚꽃 놀이, 하나미(花見, はなみ)
한국에서도 벚꽃 축제를 많이 하지만, 
일본에선 한국보다 훨씬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 벚꽃이 피기 시작 할 때부터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가게의 점장님이,
"언제 하나비 가니?"
"지금은 어디어디가 좋아."
"나는 이렇게 저렇게 놀아."

등등 하나미에 관련 된 이야기를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래서, 
대체 그게 뭐냐고 그깟 하나미 쯤 가 주마! 하는 마음으로
휴일에 하나미를 다녀왔다. 

일주일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뿐이라, 멀리 가지 못하고,
도쿄 안에 있는 공원으로 가기로 했다. 
그래서 다녀온 곳이 요요기 공원.

요요기 공원은 도쿄에서 큰 공원 중 하나로 꼽힌다.
주말에는 벼룩시장이 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요요기 공원 남쪽 입구.
많은 노점상들이 들어서 있었다.
뭐라고 하나 사 먹고 싶었는데, 이미 점심을 배부르게 먹은 뒤라 
그냥 구경만 하고 지나쳤다. 

노점상을 지나 공원 안 쪽으로 들어가 보니...

와!!!!!

정말, 멋있었다.
말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멋있었다. 
벚꽃 나무가 정말 커서, 하늘까지 가려질 정도였다.
마치 벚꽃 동굴에 들어와 있는 기분일까. 
사진으로 남겨 보고 싶었지만,
사진에 다 담아지지 않는 것이 아쉬울 뿐. 


한참을 서서 멍 하게 벚꽃만 바라 보았다. 


벚꽃 나무 아래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벚꽃을 즐기고 있었다. 
신기했던 것은, 한국하고 다르게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게 시끄럽지 않았다는 것. 
다들 조용하게 가져온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나도 저렇게 놀고 싶었지만, 
혼자였고, 돗자리도 없어서 :'( 그냥 두리번 두리번.

혼자 공원을 거닐면서 벚꽃에 취해 있다가, 공원에 있던 호수가 앞으로 갔다.

호수의 풍경은 역시 아름다웠다.
잔잔한 물과 분수, 그리고 주변의 벚꽃까지. 
호수 주변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자리가 없어서  
한참을 빙글빙글 돌다가 사람들이 막 일어선 자리에 겨우 앉을 수 있었다. 

신나게 사진이며 동영상이며 찍을 생각이었지만, 
조용한 공원의 분위기와 아름다운 풍경에 
별 생각 없이 멍 하게 공원을 구경하기를 수 시간.

오후 여섯시가 넘은 시간.

날이 어두워져 버렸다. 
예쁜 풍경은 많이 봤는데 정작 남기지 못하다니.
대신 열심히 바라본 내 눈에게 감사 :)

어둑어둑해진 하늘에
사람들로 가득 찬 하라주쿠 역 앞.

예뻤던 벚꽃들을 뒤로,
아쉬운 마음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일본에 오면 꼭 하고 싶었던 것 중 한 가지가
벚꽃이 한창일 때, 일본 식으로 하나미를 해 보는 것이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북적북적 하면서
벚꽃 아래에서 이야기도 나누고 웃음꽂도 피우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러지는 못했다.


상상했던 것 과는 다른 하나미 였지만,
이렇게 예쁜 벚꽃을 충분히 즐겼으니, 만족하자!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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