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2 시즈오카 여행 3일차

2017. 3. 28.
시즈오카 여행 3일차, 마지막 날.

짧은 2박 3일의 마지막 날이다.
구체적인 계획 없이 시작한 여행이기도 하고, 
출발 부터 날씨가 좋지 않아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천천히 여행 할 생각에
일정을 매우 느슨하게 생각했던 것도 있었다. 

하지만 어제, 기적적으로 오후 늦게 날이 풀리며
가장 보고 싶던 후지산을 보고 나니!

... 벌써 여행 다 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으로 폭풍검색을 했다.
어디를 가야 하나, 뭘 해볼까. 

도쿄로 가기에도 부담 없고,
북적거리는 도시로 돌아가기 전에
정말 한적한 시골의 풍경을 보고도 싶었고, 
정말 맛있는 점심도 먹고 싶었다. :)

그래서 결정한 시즈오카의 유이(ゆい)

숙소에서 일어나서 바로 유이로 향했다.

밤 풍경만 봤던 시미즈의 아침 풍경.
열지 않은 가게들과 상점가.

대충 아침을 때우고 곧바로 시미즈역에서 유이 역으로 향했다. 

유이 역으로 쌩쌩 달리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운전석 창 밖. 신기했다.

역 갯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꽤나 먼 거리를 달렸다.
역 간의 거리가 도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
점점 도시와 멀어지는 기분이라
창밖이 한적해 질 수록 내 마음은 더 두근두근 댔다. 

그리고 유이 역에 도착. 

정말 조그마한 시골 간이 역이었다.
이런 분위기가 참 좋더라. 

그리고 역 밖을 나오자 마자 보이는 것은...!

사쿠라 에비 거리.
이 곳은 사쿠라 에비로 굉장히 유명한 지역이다.
어제 먹었던 사쿠라 에비가 여전히 아른거리고 있었던 터라,
보자 마자 점심은 또 다시 사쿠라 에비를 먹기로!

그리고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골목길 구경.
사실 골목길이라고 말 하기 어려운 것이, 그냥 작은 마을이었다. 

정말 돌아다니는 사람 하나 없이 조용 했다. 
이런 곳에 나 말고 외국인이 찾아 오기는 할까?

한참을 걸어다니며 구경하다가 찾아 온 유이 항구.

많은 배 들과 방파제로 둘러싸여 있긴 하지만
사람 없는 조용한 바다를 보며 감상에 젖어
오랜 시간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정말, 그림처럼 둥둥 떠 있는 구름과 멀리 보이는 땅.
수평선과 바다 위에서 반짝이는 햇빛의 풍경은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도 눈 앞에 아른거리는 것 같다. 

유이 항을 나오면서 발견한 식당.
주변에는 사람들이 정말 없었는데, 식당에만 사람들이 정말 많길래
호기심에 두리번 거리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색.

헉.
엄청 유명한 곳이었다.
사쿠라 에비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인데, 
이 식당에서 사쿠라에비를 맛보기 위해 멀리서도 찾아온단다.

아... 이건 여기서 밥을 먹으라는 뜻이구나.

여기서 바로 점심.
내가 먹은 것은 이 가게의 대표 메뉴인 유이동 + 사쿠라에비 카키아게(튀김)

여기서 음식을 주문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시즈오카는 저 덮밥 위에 하얀 작은 생선, 시라스(しらす) 도 굉장히 유명하단다.
작은 멸치처럼 보이지만, 여러 생선들의 치어를 총칭하는 단어라고 한다.

생 사쿠라에비와 생 시라스가 얹어져 있는 덮밥과
사쿠라 에비로 끓인 미소시루, 그리고 카키아게.

... 어제 왜 거기서 사쿠라에비를 먹었을까. 여기서 먹었어야 하는데.
분명 먹었던 식재료인데 또 다른 맛이었다. ㅠㅠ... 세끼 연속 먹으래도 먹겠다.
여러가지 말을 붙일 필요 없이 정말 맛있었다.

점심을 다 먹고, 또 다시 골목골목을 누비고,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사실 이곳 유이에는 '유이본진공원' 이라는 곳이 있다.
에도시대의 무사들이 머무는 숙소 터에 만들어진 곳이라는데, 
찾아가 보고 싶었지만, 포기.
피곤하기도 했고, 점심 먹고 바다를 보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다.

이렇게 짧은 2박 3일의 여행을 뒤로 하고 
엊그제와는 다르게 전철을 이용해 도쿄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신주쿠. :'( 
몇시간 전과는 정 반대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다. 
돌아왔다는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다.


눈 깜짝 할 새에 2박 3일이 지나가 버렸다.
일본에 워킹홀리데이 중 첫 여행.
내 힘으로 일본에서 지내면서 처음으로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에 괜히 뿌듯했다. 

그리고 참 즐거웠다.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즐거움. 
새로운 곳을 경험하는 두근거림.

일상으로 되돌아 가지만, 열심히 생활하다 보면
조만간 다시 어디론가 훌쩍 떠날 수 있겠지. 
그 때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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