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0 뒤늦은 계약서

2017. 2. 24.
아르바이트 계약서 작성.

일을 시작한지 한달이 훌쩍 지났다.
여전히 알바 하면서 모르는 일이 많지만,
어느정도는 혼자서 기본적인 일은 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너무 떨리고 걱정됐는데, 역시 시간이 약!

오늘도 힘내서 출근을 했는데, 점장님이 날 부르더니

"도장 가져왔니?"
"네? 아니요, 안가져왔는데요."

갑자기 예고도 없이 도장을 가지고 있냐고 하시길래 당황했다. 
점장은 그 길로 가게 밖으로 나가셨다. 

몇 분 후, 점장이 백엔샵에서 내 성이 새겨진 도장을 사왔다. 
내 이름에 쓰인 한자가 일본에서도 성씨로 사용하는 한자라
쉽게 백엔샵에서 사왔다고 하셨다. 

( ※ 일본에서는 중요한 문서에는 꼭 본인의 도장이 필요하다. 서명은 효력이 없다. )

도장을 주시면서, 
4장이나 되는 종이를 주면서 한장한장 찍어 달라고 하셨다. 
잘 보니, 계약서였다. 

"처음 들어올 때 계약서 쓰지 않았잖아. 지금 빨리 써야 해."

하하하. 
나 들어올 때 계약서 쓰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구나.
그러고 보니 나도 아무 생각없이 계약서는 물어보지도 않고 일하고 있었다. 
일한 만큼 돈을 주셨으니 다행이지, 챙기지 못한 것을 스스로 반성. 

일본어가 빼곡하게 적힌 종이가 4장이나 있었는데 
읽을 정신도 없이 바쁘기도 했고, 조금이라도 읽어보려고 했는데 
제대로 읽히지 않아서 포기하고, 사진으로 찍어서 집에서 읽었다. 
원래는 다 읽어보고 나서 도장 찍어야 하는건데, 어쩔 수 없는 일본어의 한계. 

내 이름이 적힌 계약서를 보니 새삼 마음이 둥둥 뜨는 느낌이었다. 
내가 일본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증명.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증명 아니겠는가. 

도장에 인주를 뭍혀 계약서에 꾹꾹 눌러 찍었다. 

뒤늦은 계약서지만, 열심히 하자!





 모든 의견과 댓글 · Comment 환영합니다 :)
 궁금하신 점이나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분들은 편하게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