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7 역시 한국인

2017. 2. 21.
역시 난 한국인이다. 

며칠 전 부터 집에 김치가 떨어졌다.
급여일도 아직 남았고, 생각보다 돈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아서 최대한 장을 보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김치도 사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아무래도 일본에서는 김치가 비싸니까.
김치 1kg 사면 가벼운 밥 한끼 가격은 그냥 넘어버리니,
생활비를 아낄 생각을 하려면 당연히 '김치는 참아보자.' 라는 생각으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밥 먹을 때마다 뭔가 빠진 느낌에 힘들었다.
정작 한국에서는 김치가 그렇게 생각나지 않았었는데.
이렇게까지 내 식생활에서 김치의 빈 자리가 클 줄은 몰랐다.
그래서, 돈이 걱정되지만 눈을 질끈 감고 마음을 정했다. 일을 마치고 한국광장을 가기로! 링크

도착해서 바로 김치로 돌진!
역시 항상 먹는 종가집 포기김치를 집어 들었는데...
저번에는 보지 못했던 또 다른 김치가 있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치!

아아... 갓김치다 갓김치 갓 김치...
포기김치보다 중량대비 더 비쌌지만, 나만의 작은 사치다, 생각하고 장바구니로 냉큼. 

그렇게 김치를 장바구니에 넣고 계산을 하러 갔는데, 


갓김치로 한번 터지고 나서, 참아왔던 것이 다 터져버렸다. 


원래 라면은 한달에 한 번 먹으면 많이 먹었구나 했는데 자꾸먹게 된다. 안되는데. 
라면에 괜히 눈길이 가서 냉큼.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 핫하다는 핵불닭볶음면!분
명 한정판이랬는데 어떻게 일본에까지 와 있지? 싶어서 냉큼.
그리고 매운 고추도 냉큼. 

... 생각보다 훠어어얼씬 많은 돈을 썼다. 지갑에 돈이 텅 비어버렸다. 
김치 하나 사러 갔다가 다른 한국 음식에 눈이 돌아가 버렸네. 

생활비 걱정을 하며 마음 속으로 눈물 뚝뚝...
집에 돌아와서는 오늘 산 김치와 함께 저녁 밥상을 차리고, 저녁을 먹었다. 

우오아아하아하하하핳ㅎ하하하!! 
진짜 맛있다. 방금까지 마음속으로 흘린 눈물은 온데간데 없이 행복했다. 

김치 하나로 이렇게 저녁 밥상이 달라지다니.
난 역시 김치를 좋아하는 한국인인가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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