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5 정말 바빴다

2017. 2. 19. 
정말 바빴다. 

지금까지 알바 하면서 가장 바빴던 날이었다. 
항상 바빴다, 힘들었다 라고 했지만
아.. 제일 바빴다. 

주말, 공휴일에는 어느 음식점이나 다 바쁘겠지만
유독 관광객 분들도 많았고, 단체 손님들도 많았다. 
게다가, 원래 최소 3명은 함께 같이 일 하는데, 
한 분이 집안 사정으로 갑자기 못나오게 되어서 
나와 나이 많으신 한 분이 일 하는 사람의 전부였다. 

주말이기도 하고, 
한 분이 못나온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음식 재료 준비를 평소보다 훨씬 많이 해 두었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점심시간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이미 준비해 둔 재료들은 동이 나 버렸다. 
처음부터 다시 다듬고, 씻어야만 했다. 

두 명이서
재료 준비하고, 손님 맞이하고, 주문 받아서 음식 내고, 설거지까지 해야 하니까
제 정신으로는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일을 했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제 정신으로 일하지 않은 덕분에 시간은 매우 빨리 지나가긴 했지만 :)


이렇게 일도 많이 바빴지만,
오늘 내가 맡은 일이 하나 더 있었다. 
감정 샌드백. :'(

같이 일 하시는 분이 너무 바쁘니까 짜증이 나셨나보다. 
계속 힘들다, 죽겠다 혼잣말을 하셨는데 그것까지는 좋았다. 
인상쓰고, 그릇 던지고, 소리치고... 
내가 잘못한게 없는데 괜히 나한테 화 내시고. 
가뜩이나 일도 힘든데 버티기가 많이 힘들었다. 
한국이었으면 당장에 뭐라 한 마디 쏘았을텐데 그러지도 못하고
나는 그저, 바쁜 이 상황 속에서 일을 처리하는데에만 급급했다. 
물론 화도 나고 속상했지만 어쩌겠는가. 

일이 끝날 시간이 되어 가고, 일을 교대하시는 분이 도착했을 때
정말 울고 싶었다. 드디어 해방이구나 :')

분명 화창한 아침에 들어갔었는데
정신 놓고 일하다 보니 어느 새 저녁. 


다른 생각이 아무 것도 나지 않을 정도로 바빴던 아르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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