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5 비가 오는 날

2017. 2. 9.
추적추적 겨울 비가 내리던 날.


항상 화창하고 따뜻할 것 같은 신주쿠에도 추운 바람과 겨울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알바 시작하고 처음으로 우산을 들고 출근길에 나섰다.
비가 와서 그럴까,
항상 손님으로 북적북적하던 가게가 오늘은 너무나 한산했다.
하다 못해 런치타임인데도 불구하고 손님의 발길은 뚝.

나쁜 마음이지만, 솔직하게 털어서 적어보면,
한국같았으면 일이 바쁘지 않으면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해야 할 일은 다 했고, 손님은 오지 않으니 할 일은 없고.
눈치껏 딴 짓을 해도 되고, 일 하는 다른 사람들과 수다를 떨어도 되고.
한층 여유있는 업무 시간이었을 텐데.
여기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할 일은 없는데 눈치는 보이고.
함께 일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라도 하고 싶었지만 오늘은 나 말고 점장 뿐인데,
점장은 나하고 사담을 나누지 않는다.

... 그래서 너무나 심심하고 외로웠다. 차라리 엄청 바쁘면 좋은데.


비가 와서 그런지 투덜대고 싶은 마음에 끄적인다.

어디 가서 적응 못하는 성격은 정말 아닌데, 일본어가 역시 문제인지
함께 일하는 분들과는 이야기를 나누지를 못한다.
내가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한다.' 
나와는 이야기를 하지도 않고, 열심히 말을 걸어도 무미건조.

하지만 일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일본 사람들 끼리는 재밌게 이야기를 잘 한다.
나도 거기서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거나, 아예 말을 못하는게 아닌데 나는 안 껴준다ㅋㅋ
혹시나 나 같아도 한국에서 외국인과 함께 일한다면 그렇게 했을까 ?
외국인으로서 느끼는 여러가지 답답한 일들을 이렇게 몸소 체험 중이다.

이 외에도 일 하면서 여러가지 속상했던 일이 있어 감정에 복받쳐 쭉 써내려 갔지만,
글을 검토하면서 지워버렸다. ㅋㅋ 창피해

차마 포스팅 하지 못하는 여러 일 들이 나를 풀이 죽고 기 죽게 만든다.
매일 아침 스스로 파이팅을 외치며 일을 시작하지만,
겨울 비 탓일까, 파이팅의 효과가 없었다.



나의 약한 모습과 마주하는 조금은 창피한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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