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2 처음으로 일본에서 수제버거

2017. 1. 27.
오늘 따라 집에 늦게 들어가고 싶었다.

주 6일의 알바가 끝나고 내일이 알바 휴일이다. 
정신없던 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집에 바로 들어가기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근처 어딘가라도 놀러 갈까 싶어 인터넷 검색을 했지만, 가보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들은
지금 상황에서는 조금 비싸거나, 일 하고 와서 피곤해서 하기 어려운 것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별거 아니지만 저녁을 밖에서 사먹기로 했다. 

뭘 먹지 하면서 걷다가 문득, 버거가 먹고 싶어졌다.
평소에 선호하는 음식이 아니어서 스스로 왜 생각났는지 의아했다.

패스트푸드점을 갈까 하다가, 한국에도 많은데 꼭 일본까지 와서 먹어야 할까 하는 마음에 
수제버거 가게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수제버거를 먹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는데
일본에서 처음으로 먹게 생겼네. 

찾아 본 기준은 번화가에 있지 않고, 멀리 있지 않고, 많이 비싸지 않은 것. 

그리고 가게 된 내 인생 첫 수제버거 가게 BURGER'S BASE      도쿄 신주쿠 요요기 수제버거 버거 베이스 버거베이스

신주쿠 중심에서 걸어서 타카시마야 백화점을 지나 약 20분, JR代々木駅(요요기 역) 동쪽 출구 코 앞이다. 
오후 6시 30분이 넘은 시간인데 간판에는 불이 꺼져있다. 

철도 건널목 바로 옆에 있다. 

가게 내부는 2층으로 되어있는데, 1층은 금연석이고 2층은 흡연석.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아 이런데서 내 가게 차려서 일하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취향저격ㅋㅋ

배고픈 마음에, 그리고 다른 손님께 민폐일까봐 서둘러 찍어서 그런지 제대로 사진은 나오지 않았다. 
가게 내부랑 위에 붙어있는 메뉴. 사진에 나오는 메뉴 말고 계산대에 더 구체적으로 음료, 술, 사이드 등의 메뉴가 더 있다. 

비싼 수제 버거는 엄청 비싸다는데, 생각보다 많이 비싼 것 같지는 않았다. 
900엔 하는 버거를 시키려다가, 메뉴판에 있는 Recommend! 표시를 보고,
가격도 좀 더 저렴한 SASEBO BURGER(佐世保バーガー)를 주문했다. 

기본적으로 프렌치프라이가 같이 나온다. 음료는 따로 주문한 진저에일.
레귤러 사이즈인데 두께를 제외한 크기만을 보자면 패스트푸드점에서 나오는 작은 버거 사이즈 인 것 같다.

와. 정말 맛있었다. 버거의 번도 맛있게 구워져 있고, 패티 맛이 진짜 좋았다. 
다 먹고 나서 더 자세한 메뉴판을 보니 더 두꺼운 패티로 나오는 버거도 있던데 그거 먹었으면 더 패티에 눈 돌아갔을 듯.
나머지 재료들도 소스가 과하게 들어가지 않아서 하나하나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프렌치프라이도 방금 튀겼는지 따뜻하고 바삭. 냉동감자 같긴 하지만.

빨리 먹는게 아까워서 되게 천천히 씹고 음료 마셔 가면서 느긋하게 먹었다. 
위에도 말했지만 가게 분위기가 취향저격이라, 흘러나오는 음악들도 좋고, 조명도 좋고, 철도 건널목의 소리도 좋고. 
무엇보다 금연석이라 담배냄새 안나서 좋고. 당연히 맛있었고. 

삼십분은 더 넘게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수제버거 가게를 가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이 정도의 맛이라면 
이 정도 가격을 내고 먹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글 쓰면서도 맛이 생각 날 정도다. 흐앙
일 하면서 밥을 먹지 못하기 때문에, 끼니를 거르고 처음으로 먹는 것을 감안해도, 레귤러 사이즈 양은 적당한 것 같다.
나름 포만감을 가지고 가게를 나섰기 때문에. 하하


이렇게 저녁을 해결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버거는 그리 선호하지 않던 음식인데,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정도의 맛이었다. 
정신 없던 일이 끝나고 먹는 맛있는 음식이라 더 맛있게 느껴진 것일지도. 
이게 행복이지 크...

다음에 기회 되면 또 갈 생각이다. 재 방문 의사 있음! 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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