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5 비가 오는 날
2017. 2. 9. 추적추적 겨울 비가 내리던 날. 항상 화창하고 따뜻할 것 같은 신주쿠에도 추운 바람과 겨울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알바 시작하고 처음으로 우산을 들고 출근길에 나섰다. 비가 와서 그럴까, 항상 손님으로 북적북적하던 가게가 오늘은 너무나 한산했다. 하다 못해 런치타임인데도 불구하고 손님의 발길은 뚝.나쁜 마음이지만, 솔직하게 털어서 적어보면, 한국같았으면 일이 바쁘지 않으면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해야 할 일은 다 했고, 손님은 오지 않으니 할 일은 없고. 눈치껏 딴 짓을 해도 되고, 일 하는 다른 사람들과 수다를 떨어도 되고. 한층 여유있는 업무 시간이었을 텐데. 여기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할 일은 없는데 눈치는 보이고. 함께 일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라도 하고 싶었지만..
D+44 お土産 고민
2017. 2. 8. お土産(오미야게) 고민2월 12일, 잠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동생이 군 입대를 하게 되어서, 동생을 보러 가기로 결정. 동생 입대만 슥 보고 금방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일본에 다시 돌아오면, お土産(오미야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이 일 하고 있는 점장과 직원분들에게 줄 선물. 일본의 독특한 선물 문화인 お土産(오미야게) 일본에 대해서 아주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알 것이다. 여행, 단순한 볼 일, 일 때문에 나간 출장 등 어딘가를 다녀오면 주변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는 것이다. 따뜻하고 인정 넘치는 문화이지만, 반대로 부담이 되기도 한다는 문화.알바를 하면서 슬쩍슬쩍 물어봤었다. 단 음식 좋아하시나요 ? 평소에 과자 같은 것들..
D+43 야심한 밤 산책
2017. 2. 7. 야심한 밤, 골목길 산책알바가 끝나고, 집에 돌아왔다. 알바를 하면서 괜히 집중도 안되고 답답하고 머리도 아팠던 날이다.사실 알바 하는 곳 점장이 지금 일본에서 한창 유행하고 있는 인플루엔자에 걸려서, 출근하지 못했다. 그래서 가장 바쁜 런치 타임에 나와 다른 분 둘이서 정신없이 일했다. 시간은 빨리 가서 좋았지만, 머리가 너무 아팠다. 설마 나도 인플루엔자 독감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팠다ㅠ.일이 끝나고 바깥의 찬 바람을 맞으니 다행히도 머리가 점점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아마 일하는 곳의 공기가 안좋았던걸까. 그래서 여느 때 처럼 밖으로 다시 나갔다! 다만 늦은 밤이라는 것. 진짜 엄청 많이 걸었다. 그런데 사실 조금 후회했다. 너무 추워서 ㅠㅠ음악을 들으면서, 골목길을 걸으..
D+42 룸메이트랑 함께
2017. 2. 6. 룸메이트와 함께 술 한잔.열심히 일을 끝내고 집에 오니, 룸메이트가 집에 있었다. 룸메이트는 오늘 일이 쉬는 날이라 하더라. 룸메이트와는 일하는 시간이 정 반대라 정신 멀쩡한 상태로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ㅋㅋ 룸메이트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 술 한잔 하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함께 가볍게 츄하이 한 캔을 하면서 이야기 했다. 일본에 온지 벌써 한달 반. 즐거웠던 일, 어렵고 힘들었던 일, 여러가지 생각과 기분 들을 각자 캔 하나를 들고 함께 나누었다. 아,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옆집 사람 이야기까지.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둘 다 너무 초췌한 느낌이어서 그냥 생략.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데. ♪ 모든 의견과 댓글 · Comment 환영합니다 :) ♪ ..
D+40 고생하는 손
2017. 2. 4. 손이 따갑다. 오늘도 열심히 일을 했는데, 하루 종일 손이 아팠다. 내가 하는 알바 특성상, 계속 손에 차가운 물, 뜨거운 물, 세제를 계속 뭍혀야 하는데, 거의 한달 간 반복을 하다 보니, 내 손도 이제 지쳤나 보다. 아침에 일어나니 손등이 쩍쩍 갈라져 있고 손가락 끝, 손톱 주변이 각질과 벌어진 상처 투성이. 출근 할 때, 집에 굴러다니던 얼마 없던 핸드크림을 바르고 나섰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에는 일 하니까 핸드크림은 말짱 도루묵.일하는 내내 손이 따가워서 혼났다.그리고 퇴근 길. 퇴근 하면서 근처 드럭스토어에 들렸다. 괜찮은 핸드크림을 사기 위해. 그리고 그냥 맨 처음에 눈에 띄고, 설명이 마음에 드는 핸드크림을 샀다. 손에 잘 맞아야 할 텐데. 허허 내가 산 맨소래담 핸드크..
D+38 그냥 평범했던 날
2017. 2. 2. 마냥 시간만 흘러간 것 같은 날.아침 8시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11시까지 출근을 위해서 10시 30분에 집을 나섰다.11시부터 18시까지 열심히 일을 했다.그리고 집 앞 마트에서 츄하이 한 캔을 사 들고, 집에서 밥을 먹고, 츄하이를 마시고.내가 스스로 하루를 '일상' 이라고 생각이 든 것을 다시 곱씹어 보니, 일본 생활에 나름 적응 했구나. ♪ 모든 의견과 댓글 · Comment 환영합니다 :) ♪ 궁금하신 점이나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분들은 편하게 남겨주세요 !
결정
2016년이 벌써 3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올 한 해는 겉으로 보기엔 참 굴곡없고 지루한 해였지만 개인적으로 참 많이 힘들고, 외롭고, 지치지만 그 만큼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게 된, 평생에 있어서 가장 잊지 못할 20대 중의 한 해일 것 같다. 잠깐의 두근거림과 설렘으로 시작한 27살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 싶어 무작정 부모님 집에서 나왔지만 열심히 살던 것도 잠시, 생각지 못하던 교통사고 때문에 내가 계획하던 일들은 모두 엎어져 버렸다. 따뜻한 봄을 지나서 유난히 다른 때보다 무덥던 여름, 그리고 짧은 가을을 지나 지금까지나 스스로 하루하루를 헛되게 흘려보낸 것은 아닐까, 칙칙하고 음울하게 보내온 것은 아닐까 하는 속상한 마음에 뭐라도 하고싶어서 발버둥쳤다. 완쾌되는대로 취직을 해야 할까,늦더라도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