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이 벌써 3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올 한 해는 겉으로 보기엔 참 굴곡없고 지루한 해였지만
개인적으로 참 많이 힘들고, 외롭고, 지치지만 그 만큼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게 된,
평생에 있어서 가장 잊지 못할 20대 중의 한 해일 것 같다.
잠깐의 두근거림과 설렘으로 시작한 27살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 싶어 무작정 부모님 집에서 나왔지만 열심히 살던 것도 잠시,
생각지 못하던 교통사고 때문에 내가 계획하던 일들은 모두 엎어져 버렸다.
따뜻한 봄을 지나서 유난히 다른 때보다 무덥던 여름, 그리고 짧은 가을을 지나 지금까지
나 스스로 하루하루를 헛되게 흘려보낸 것은 아닐까,
칙칙하고 음울하게 보내온 것은 아닐까 하는 속상한 마음에
뭐라도 하고싶어서 발버둥쳤다.
완쾌되는대로 취직을 해야 할까,
늦더라도 다시 사고 나기 이전의 생활과 계획으로 돌아가야 할까,
아니면 지금 새로운 시작을 해 볼까...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지만,
결정은 한 순간이었다.
가만히 머물러 있기 싫어서 지원해 본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에
덜컥, 붙었다. 아니 붙어버렸다.
크게 기대도 하지 않고 준비조차 하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붙어버려서,
잠깐은 굉장히 많이 흔들렸다.
취직해야 하지 않나 ?
남자 나이 27살이면 뭐라도 든든하게 잡고 일하고 있어야 하는 나이는 아닌가 ?
그렇다고 붙은 워홀을 포기해야 하나 ?
주변에 많이 물어보고 조언을 얻어가며 생각해 봤지만 ,
내가 듣게되는 이야기는... '불안하다.', '나이가 너무 많다.', '먹고 살 일을 생각해야 한다.'
주변에서 나를 생각해서 이야기 해 주는 많은 이야기들은 결국 나에게 참고일 뿐이지 정답은 아닌 것 같았다.
결국 내가 결정해야 할 일이었다,
... 그래서 뒤도 안돌아 보고 일본을 가기로 했다.
(나는 이렇게 생각 안하려고 하지만) 늦은 나이에 결정한 일본행이지만,
길어봤자 1년이고, 상황이 변한다면 얼마든지 돌아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이기도 하고,
일본 생활에 든든한 조력자도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내 인생에서 정말 긍정적인 경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일본에서 살아 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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